
방수 보수 ‘덧바름’만 하면 위험할까? 3가지 실패 패턴
비가 한 번 크게 오고 나서 천장에 물자국이 번지면 마음이 급해지실 수밖에 없습니다. 그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방법이 “일단 위에 한 겹 더 발라서 막자”라는 덧바름 보수입니다. 현장에서도 이런 요청을 자주 받습니다. 작업자 입장에서도 빠르고 손이 덜 가는 방식처럼 보이니 유혹이 큽니다.
그런데 덧바름은 “언제나 위험하다”도 아니고 “언제나 안전하다”도 아닙니다. 문제는 덧바름이 통하는 조건이 엄격한데, 그 조건을 건너뛰는 순간 겉은 멀쩡한데 내부에서 계속 물길이 자라는 상황이 만들어진다는 점입니다. 그러면 공사비, 인력, 장비, 자재가 추가로 들어가고, 하자 대응과 보증 처리로 시공사와 발주처 모두 피로도가 올라갑니다.
비가 새는 지점은 “물이 보이는 곳”이 아니라 “물이 지나온 길의 끝”인 경우가 많습니다.
덧바름은 그 끝을 가리는 작업이 되기 쉽습니다.

덧바름 보수, 어떤 의미인가요?
덧바름은 기존 방수층을 제거하거나 기층을 본격적으로 손보지 않고, 표면에 방수재를 추가 도포해 막을 형성하는 방식입니다. 현장에서는 우레탄, 아크릴, 시멘트계, 폴리머계 등 자재 선택이 다양하고, 프라이머 도포 후 도막을 올리거나, 보강포를 함께 넣는 공정도 있습니다.
다만 “덧바름”이라는 말 속에는 여러 변수가 숨습니다.
- 기층 상태(균열, 박리, 들뜸)
- 습기 상태(함수율, 결로, 잔수)
- 접착 조건(오염, 분진, 유분)
- 구조 거동(진동, 신축, 온도변형)
- 배수 조건(구배, 드레인, 우수 흐름)
이걸 확인하지 않으면, 겉면만 새 방수막이 생기고 그 아래는 계속 젖어 접착 불량, 부풀음, 균열 재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시공관리, 안전관리, 품질관리까지 한 번에 흔들립니다.
덧바름이 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덧바름이 무조건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아래처럼 현장 여건이 맞으면 덧바름도 합리적인 공정이 됩니다.
1) 기존 방수층이 “건전”하고 누수 원인이 명확할 때
예를 들어 드레인 주변의 코킹 열화, 단차부 마감 불량, 파라펫 상단 캡핑 틈 같은 국부 결함이 원인이라면, 그 원인을 먼저 잡고 보강 도막을 올리는 공사가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2) 함수율 관리가 가능한 계절, 충분한 건조 시간이 확보될 때
습한 상태에서 도막을 덮으면 내부 수분이 빠져나가지 못해 기포가 생깁니다. 공사기간, 공정 순서, 양생시간을 확보할 수 있으면 덧바름의 성공 확률이 올라갑니다.
3) 구조 균열이 “활동성”이 아니고 표면 결함 수준일 때
구조체가 계속 움직이는 활동성 균열이라면 도막만 올려도 다시 찢어집니다. 반대로 건조수축성 미세균열 수준이면 보강포, 실란트 충진, 도막 보강으로 안정화가 가능합니다.
이처럼 덧바름은 “가능한 조건”이 있을 때만 선택하는 공정입니다. 문제는 그 조건을 확인하지 않고 바로 도포부터 들어가면 실패 패턴이 반복된다는 점입니다.

덧바름 보수 3가지 실패 패턴
아래 세 가지는 실제 현장에서 가장 자주 보는 실패 흐름입니다. 시공사, 기술자, 현장관리자, 감리, 발주처가 함께 체크해야 하는 항목이기도 합니다.
실패 패턴 1: 젖은 기층 위 덧바름 → 부풀음·기포·박리
누수가 있었던 곳은 보통 기층이 젖어 있습니다. 슬라브 내부, 모르타르 미장층, 단열층, 보호몰탈, 심지어 파라펫 내부까지 물이 스며들기도 합니다. 이 상태에서 표면만 연마하고 프라이머를 바른 뒤 도막을 올리면, 내부 수분이 햇빛과 온도 상승으로 팽창하면서 도막을 아래에서 밀어 올립니다. 그 결과가 기포, 부풀음, 들뜸입니다.
- 표면은 새 방수재로 반짝이는데, 발로 밟으면 푹신한 느낌
- 햇볕 강한 날에 기포가 커졌다가 밤에 줄어드는 반복
- 가장자리부터 박리가 진행되어 물길이 더 넓어짐
이 단계에서 시공관리 쪽은 곤란해집니다. 재도포로는 해결이 어렵고, 결국 철거 범위가 커집니다. 폐기물 처리, 장비 투입(그라인더, 집진기), 인력 추가, 안전조치(추락방지, 양중관리)까지 비용이 늘어납니다. 하자보수로 전환되면 계약서, 보증서, 하자담보 책임 기간, 보험 처리까지 얽히는 경우도 많습니다.
“막았는데 왜 더 커졌죠?”라는 질문을 받는 순간이 있습니다.
대부분 기층의 습기 문제를 먼저 못 잡았을 때입니다.
실패 패턴 2: 오염·분진·유분 위 덧바름 → 접착력 저하로 재누수
옥상, 베란다, 외부 데크는 생각보다 오염원이 많습니다. 먼지와 분진은 기본이고, 에어컨 실외기 주변의 기름 성분, 배기구 주변 그을음, 코킹의 실리콘 잔사, 오래된 도막의 백화, 이끼와 곰팡이까지 다양합니다.
표면 세척을 대충 하고 도막을 올리면 초기에는 멀쩡해 보입니다. 하지만 비가 오고, 온도 변화가 반복되면서 접착 약한 부위부터 미세한 들뜸이 생깁니다. 물은 그 틈을 타고 들어가 도막 아래로 퍼진 뒤 가장 약한 곳에서 다시 나타납니다. 누수 위치가 바뀌었다고 느끼시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 패턴은 시공사 입장에서도 난감합니다. 현장 사진만 보면 “분명 새로 칠했는데…”가 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공정 기록을 보면 세척, 연마, 프라이머, 보강포, 실란트 처리, 양생시간이 생략되거나 축소된 경우가 많습니다. 작업자 숙련도, 현장관리자의 공정 체크, 자재 보관 상태, 날씨 대응까지 모두 영향을 줍니다.

실패 패턴 3: 균열·이음부·드레인 처리 없이 덧바름 → 찢김·틈새 누수
방수에서 제일 까다로운 곳은 “면”이 아니라 선과 점입니다.
- 벽체와 바닥이 만나는 코너(걸레받이)
- 파라펫 상단과 측면
- 관통부(배관, 난간 기둥, 앵커)
- 신축줄눈, 조인트, 이음부
- 드레인 주변, 트렌치, 우수 흐름이 모이는 저점
이 부분은 구조 거동이 집중되고, 물이 오래 머물며, 자재가 얇게 발리기 쉬운 구간입니다. 덧바름을 “면 전체에 한번 더” 바르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정작 중요한 코너 보강, 관통부 보강, 줄눈 처리, 드레인 플랜지 정비가 빠질 수 있습니다.
그 결과는 명확합니다. 비가 오면 물이 모이는 곳에서 먼저 새고, 겨울에는 미세 틈이 동결과 해빙을 반복하며 커집니다. 도막이 찢기거나 코킹이 떨어지면 누수는 재발합니다. 이후에는 부분 보강으로 해결이 어려워져 철거 범위, 보강 범위, 공정 수가 늘어 공사 규모가 커질 수 있습니다.
실패 패턴을 현장에서 빠르게 구분하는 방법
아래 표는 현장에서 자주 쓰는 “증상 중심” 정리입니다. 점검자, 현장관리자, 기술자, 감리 모두 공유하기 좋습니다.
| 구분 | 겉으로 보이는 신호 | 자주 놓치는 원인 | 우선 점검 포인트 |
|---|---|---|---|
| 패턴 1 (습기) | 기포·부풀음·푹신한 발감 | 기층 함수율, 잔수, 결로 | 건조 상태, 배수, 양생시간 |
| 패턴 2 (접착) | 가장자리 들뜸, 부분 박리 | 분진·유분·실리콘 잔사 | 세척·연마, 프라이머 적합성 |
| 패턴 3 (이음부) | 코너 균열, 드레인 주변 누수 | 줄눈·관통부 보강 누락 | 보강포, 실란트, 플랜지 정비 |
덧바름을 선택하실 때, 현장에서 꼭 확인하실 것
여기부터는 “시공을 어떻게 하라”가 아니라, 현장에서 흔히 빠지는 구멍을 막는 체크입니다. 발주처 입장에서도 질문하기 쉬운 형태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공사 계약, 견적 비교, 작업 범위 합의 때 도움이 됩니다.
1) 물길 추적: 누수 지점과 유입 지점이 같은지부터 확인
천장 물자국이 있는 곳이 유입 지점인 경우도 있지만, 많은 현장에서는 물이 슬라브를 타고 이동합니다. 드레인 주변, 파라펫 상단, 난간 기둥 관통부처럼 물이 먼저 들어가는 곳을 확인해야 합니다. 현장 점검 기록, 사진, 간단한 살수 테스트, 배수 흐름 관찰이 필요합니다.
2) 표면 준비: 세척과 연마는 ‘옵션’이 아닙니다
세척(고압세척 포함), 건조, 연마(그라인딩), 분진 제거, 프라이머 도포는 접착을 위한 필수 공정입니다. 자재가 아무리 좋아도 표면이 준비되지 않으면 접착이 무너집니다. 작업자 숙련도만 믿기보다, 공정 체크와 사진 기록이 중요합니다.
3) 코너·관통부·줄눈: 보강 디테일이 핵심입니다
면 도막은 눈에 잘 띄어서 “많이 칠했네”라는 인상을 줍니다. 하지만 누수는 코너와 관통부에서 먼저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강포 삽입, 실란트 충진, 코너 라운딩, 드레인 플랜지 정비 같은 디테일이 들어갔는지 확인하셔야 합니다.
4) 날씨와 양생: 공사기간이 짧을수록 실패 확률이 올라갑니다
비 예보가 있으면 공정이 꼬입니다. 급하게 도막을 올려도, 양생이 끝나지 않으면 물성 확보가 어렵습니다. 현장에서는 공사기간, 작업 시간, 기온, 습도, 일사량이 모두 변수입니다. 일정이 빠듯하면 시공사는 인력 투입을 늘리거나 공정을 압축하려고 하는데, 그 과정에서 품질관리 포인트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덧바름이 ‘위험한 선택’이 되는 순간
덧바름이 위험해지는 장면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 “오늘 안에 끝내야 한다”는 일정 압박
- 누수 원인 진단 없이 면 도장부터 시작
- 세척, 연마, 프라이머를 축소
- 코너·관통부·드레인 보강이 생략
- 건조와 양생이 확보되지 않음
이 조합이 겹치면, 처음엔 물이 안 새는 듯 보이다가 장마나 강풍우 때 다시 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때는 발주처도 지치고, 시공사도 하자 대응으로 현장 투입이 반복되며, 기술자와 작업자 스케줄이 꼬입니다. 안전관리 비용, 장비 대여료, 자재 재구매, 폐기물 처리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덧바름이 문제라기보다, “덧바름으로 해결될 현장인지”를 확인하지 않는 게 문제입니다.
정리해 드리면
덧바름 보수는 빠르고 편해 보이지만, 조건을 놓치면 실패가 반복됩니다. 현장에서 가장 흔한 실패는 젖은 기층을 덮어 부풀음이 생기는 흐름, 오염 위 도포로 접착이 무너지는 흐름, 이음부 디테일을 건너뛰어 틈새 누수가 재발하는 흐름입니다.
누수가 생겼을 때는 “한 번 더 바르면 되겠지”보다, 누수의 유입 지점과 물길을 먼저 확인하고, 세척·연마·건조·보강 같은 공정을 체크해 주시는 게 안전합니다. 그렇게만 해도 불필요한 재공사, 하자 대응, 추가 공사비를 크게 줄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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